Dear

2006/05/06

Dear 미래의 43

모든 것이 잘 되어 가고 있는 것은 아니야. 몇몇 계획은 이미 무산되었고, 나머지 진행 중인 계획마저 희미하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단다. 가끔은 간단히 손을 떼고, 게을러 지는 것을 택하는게 훨씬 쉬울 수도 있을 것만 같아. 게을러지는 것에 특별한 수고가 드는건 아니니까. 나 혼자 유난떤다 싶을때도 있고 본래 생각이 많은 성격 탓인지 사사로운 사유와 공허의 덫에 빠져 허우적될 때도 있어. 몇일 전엔 정말 그랬어. 뭔가에 저당잡힌 듯 사고의 방향이 완전히 분산 되어버린거 있지? 간신히 높게 쏘아 올려 빛을 발하려 하는 의지가 우박처럼 거세고 빠르게 쏟아지는 모습을 방관하는 심정을 그대도 느껴보았을지 모르겠어.

맞아. 난 문제가 많다고 생각해. 어느 때는 아집의 틀 속에서 좀처럼 유연한 생각을 이어나가길 꺼려하는 반면, 또 다른 어느 때에는 시대와 사회 속의 밋밋한 조류에 휩쓸려 갈 때에도 있지. 이런 모호함의 중간 지점을 찾아 나가려 할 때에 네가 주었던 조언을 아직 기억하고 있어.

…지루하기 짝이없는 사적인 감정상태에 대해선 그만 말하도록 하지. 궁금해하고 있지 않을지도 모르는데 괜스레 떠벌린 것 같아 일단의 후회도 되는군. 너그럽게 지나쳐 주길 바라네. 날씨는 요즘의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거라 생각해. 이러한 햇살과 바람 속에서 숨을 쉴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할 따름이지. 언젠간 영국의 5월을 가슴 깊이 추억할 때가 오겠지? 그때에 이 날씨와 오늘의 반추가 함께 떠올랐으면 좋겠군.

from 43 잉글랜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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