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티모어에서의 좋은 추억

2009/03/30

부산대 BK21 고급인력양성사업단
MD/PhD과정(박사1년) 한성필

미국 볼티모어 존스홉킨스 의대 병리학과에서 2009년 2월 1일부터 3월 31일까지 두달간 연구실습(Research Elective)을 수행하였습니다. The Neuropathology Division에서 Charles G. Eberhart, MD,PhD 교수님의 지도를 받았고 실험은 주로 Eric H. Raabe, MD,PhD와 함께 하였습니다

연구실습의 주제는 Pathogenesis of tumors of brain and eye 였습니다. 주로 medulloblastoma와 glioblastoma multiforme(GBM, 교모세포종)에서의 hedgehog signal과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였고 이를 위해 immunohistochemistry(IHC), immunofluorescence(IF), PCR, Molecular cloning등의 실험테크닉을 반복해서 배우고 적용하였습니다. 오기전에 PhD과정에 막 입학한 터라 실험경험이 풍부하지 않은 상태였지만 Dr.Raabe의 강도높은 트레이닝을 통해서 많은 실험을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된 것은 연수의 큰 성과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첫번째 프로젝트의 가설은 정상 인간 neurosphere(신경줄기세포를 배양하는 방법 중 하나로 신경줄기세포를 포함한 세포의 덩어리를 일컬음)가 GBM 종양 유전자에 의해서 소아GBM으로 종양화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SV40 large T antigen과 hTert를 렌티바이러스로 삽입하고, 신경줄기세포표지자를 확인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유전자클로닝과 IHC, IF등의 실험기법을 사용하였습니다. 뇌종양에서 다양한 신호전달체계(Hedgehog, Wnt, Notch)가 관여하고 있고, 미지의 영역을 탐구하는 과학자들의 열정과 끈기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실로 연구자들이 다양한 실험방법을 사용하며 각자의 결과를 놓고 열띤 토론을 벌이는 모습은 아직도 굉장한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두번째 프로젝트는 cellular polarity가 종양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는 것이었고, asymtric cell division에서의 오류가 어떻게 종양까지 발전하게 되는지 논문을 통해 공부하였습니다. Pros와 Brat의 분리는 신경줄기세포에서 Neuroblast와 GMC(ganglion mother cell)로 분리되어 각각 세포분열/분화를 겪는데 Brat의 돌연변이는 GMC마저도 세포분열하게 만들어 종양생성에 기여한다는 것이 매우 간략하게 표현한 신호전달체계입니다. 비록 두번째 프로젝트는 많이 진행되지 못하였지만 관련된 유전자의 생리적 역할과 신호전달체계를 공부하며 세포생물학에 대한 기초를 다시금 다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화요일마다 2시간정도 랩미팅이 있었고, 금요일에는 종양내과의 컨퍼런스 혹은 저널클럽에 참여하였습니다. 그 외에도 수많은 임상컨퍼런스와 실험발표가 매일마다 곳곳에서 열리고 있었고 그 방대함과 깊이에 매우 인상깊었습니다.(또한 점심을 무료로 제공해서 더욱 좋았습니다.) 자유로운 토론 분위기 속에서도 엄격한 과학적 사고과정을 적용하고 있었습니다. 이것이 여전히 존스홉킨스를 미국 최고의 의대/병원을 유지하는 원동력이라고 Dr.Eberhart, Dr.Raabe가 항상 말하곤 하였습니다. 실험실 동료인 이스라엘출신의 post-doc인 Dr.Bar는 Cell line 제조의 전문가이며, Nature neuroscience에 논문을 출판하기도 한 존스홉킨스 MD/PhD과정 5학년 Karisa, 그외 박사과정의 Kahzing, 테크니션인 Alex, Mike 등 모두가 실험을 익히고 연수과정을 수월하게 하고 볼티모어에서 좋은 추억을 만드는데에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더불어 3월 초에는 약 열흘간 보스톤에서 열린 2009 The 8th Spring Seminar of the Korean Pathologists of North America(재미한인병리학회), 2009 The 98th Annual Meeting of the United States and Canadian Academy of Pathology(미국캐나다병리학회) 의 두가지 연례행사에 참여하였는데, 많은 병리학자분들을 만나서 어떻게 최신의학을 선도하고 있는지를 관찰하는 좋은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 활동중인 한국인 병리의사분들의 훌륭하신 연구성과도 볼 수 있었습니다.

연수지원절차는 작년8월 추천서, 성적표, 지원서 등을 보내는 것으로 시작되었고 작년 12월경 합격통보를 받았습니다. 4년의 의학교육 중 2년과정을 마친 학생은 누구나 지원할 수 있고, 세계 각국의 많은 학생들이 이 기회를 이용하여 존스홉킨스에서 실습하고 있었습니다. 부산대 BK21 고급인력양성사업단의 항공료, 체제비, 보험료 지원을 받았고 정말 감사드립니다. 또한 연구실습을 지원해주신 부산의학전문대학원 정문기 대학원장님, 정진섭 교수님, 백선용교수님, 오세옥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볼티모어에서의 시간을 바탕으로 하여 한국에서 더욱 열심히 박사과정을 보내도록 하겠습니다.